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은 단순히 ‘술을 좋아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그 속에는 삶의 고단함, 진짜 우정,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이 녹아 있다. 2021년 공개 이후 큰 인기를 얻으며 시즌 2까지 이어졌고, 특히 20~40대 여성 시청자들에게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은 “퇴근 후 한 잔이 인생의 낙”인 세 여자의 일상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바쁘고 외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것을 무겁게 풀지 않는다. 대신 유쾌하고 현실감 넘치는 대사, 진솔한 감정, 그리고 웃음 속에 숨어 있는 따뜻한 위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술꾼도시여자들〉은 단순한 ‘여성 시트콤’이 아니라, 현대인의 상처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힐링 드라마다. 친구들과의 한 잔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리고 ‘같이 마실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준다.

1. 술 한 잔에 담긴 삶의 이야기
〈술꾼도시여자들〉은 방송작가 안소희(이선빈), 요가강사 한지연(한선화), 수의사 강지구(정은지) 세 친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세 사람은 각자의 직업과 인생의 무게 속에서도, 하루를 마무리하는 ‘술 한 잔’을 통해 서로의 삶을 위로하고 공감한다. 소희는 일과 사랑, 꿈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이다. 지연은 자유분방하고 솔직하지만, 그 속엔 외로움이 자리한다. 지구는 겉으로는 냉정하지만 속 깊은 따뜻함을 가진 인물로, 친구들에게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술을 마실 때 가장 솔직해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술자리에서 웃고 울며, 때로는 싸우고 화해한다. 드라마는 이러한 장면들을 통해 진짜 친구란 서로의 결점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함께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화려하거나 비극적인 사건보다 ‘일상의 리얼리티’로 공감과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이다.
2. 각자의 상처와 매력이 공존하는 세 여자
- 안소희 (이선빈)
열정적인 방송작가로, 일에서는 완벽주의자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어딘가 서툴다. 사랑에서도 자주 상처받지만, 친구들 앞에서는 늘 씩씩하다. 이선빈은 현실적인 30대 여성의 고민을 유쾌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내 이야기 같다’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 한지연 (한선화)
요가강사이지만 속은 늘 불안하고 외롭다. 겉으로는 해맑고 자유로워 보이지만, 과거의 상처로 인해 진심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러나 술을 마시며 친구들과 있을 때만큼은 진짜 자신이 된다. 한선화의 연기는 허당미와 감정 연기의 균형을 완벽히 잡으며 극에 활력을 더했다. - 강지구 (정은지)
수의사이자 냉정한 현실주의자. 그러나 친구들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위로의 말보다 실천으로 감정을 전한다. 정은지는 특유의 무심한 듯 따뜻한 연기로 ‘현실 친구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세 인물은 각자의 개성과 결핍을 통해 현대 여성의 다양한 자화상을 보여준다. 이들이 함께일 때 가장 빛나는 이유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3. 술은 핑계, 결국 사람 이야기
〈술꾼도시여자들〉의 제작진은 처음부터 이 작품을 단순한 ‘술 예능’처럼 만들지 않았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술을 통해 인간의 진심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목표로 했다. 술은 이 드라마의 상징적 장치일 뿐, 실제로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활용된다.
또한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현실적인 서사는 기존 한국 드라마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여자 셋이 모이면 싸운다’는 편견을 뒤집고, 오히려 서로를 지지하고 성장시키는 관계를 그려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술꾼도시여자들〉은 여성 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연출적으로도 현실감 있는 대사, 즉흥적인 웃음 코드, 도시의 밤을 감성적으로 담아낸 카메라워크가 돋보인다. 또한 OST와 배경음악은 각 장면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살리며, 시청자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린다.
4. 웃음, 공감, 그리고 ‘현실 찐친 케미’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재미 요소는 리얼한 대사와 케미스트리다. 실제 친구처럼 주고받는 유머와 티격태격하는 대화는 시청자들에게 현실감을 준다. “나도 저런 친구들 있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또한 술자리마다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이 일상의 유머를 자극한다. 회식, 이별, 직장 스트레스 등 누구나 겪는 순간들이 술 한 잔과 함께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덕분에 시청자는 그들의 이야기에 쉽게 몰입하고, 때로는 자기 자신을 투영한다. 감정선 또한 훌륭하다. 웃음 뒤에 스며드는 진심 어린 위로, 아무 말 없이 건네는 한 잔의 술, 그리고 “괜찮아, 너 잘하고 있어”라는 대사 한마디가 시청자의 마음을 녹인다. 결국 이 작품은 ‘술을 빌려 사람을 위로하는 드라마’다.
정리
〈술꾼도시여자들〉은 단순한 ‘술 드라마’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피로를 함께 나누는 우정의 이야기이자, 진짜 자신을 마주하는 여정이다. 세 주인공은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를 통해 회복하고 성장한다. 이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혼자 마시는 술은 외로움이지만, 함께 마시는 술은 위로다.” 또한 이 작품은 여성 캐릭터 중심의 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한국 드라마의 다양성과 현실성을 넓혔다. 진솔한 대사, 공감 가는 상황, 그리고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선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결국 〈술꾼도시여자들〉은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인생 드라마다. 그것은 “오늘도 버티느라 수고한 우리에게 바치는 건배”이자, 현대인 모두를 위한 감성 힐링 시리즈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