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 시즌 1은 단순한 생존 게임 그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넷플릭스 공개 후 단 17일 만에 1억 1,100만 명이 시청하며, 한국 드라마 최초로 글로벌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한 이 작품은 “인간의 본질”을 잔혹하게 드러낸 사회적 실험이었다. 거대한 상금 456억 원을 두고 목숨을 건 게임에 뛰어든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조종하는 자들. 이 작품은 자본주의의 냉혹함과 인간의 탐욕, 연민, 그리고 선택의 비극을 정교하게 엮어낸 사회 풍자극이자 심리 스릴러였다. 이 글에서는 <오징어게임> 시즌 1의 줄거리(Plot), 주요 인물(Main Characters), 제작 의도(Production Intention), 그리고 재미 요소(Fun Factor)를 중심으로 분석하며, 단순한 오락물이 아닌 사회적 의미를 되새겨본다.

1. 줄거리 – 목숨을 건 456억 원의 서바이벌 게임
<오징어게임>은 현실에서 벼랑 끝에 몰린 456명의 참가자들이 미스터리한 초대장을 받아 ‘오징어 게임’이라는 생존 게임에 참여하면서 시작된다. 이들은 각각 빚더미에 앉은 인생, 가족의 해체, 사회적 낙오 등으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참가자들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해봤던 놀이—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줄다리기 등—를 통해 승패를 겨루지만, 단 한 가지 다른 점은 패자는 즉시 죽음으로 탈락한다는 것이다. 이 단순하지만 잔혹한 설정은 시청자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협동과 배신, 이기심과 양심, 생존과 도덕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시청자는 자신이 그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스스로 묻게 된다. 특히 6번째 게임 ‘구슬치기’ 에피소드는 시리즈 전체의 정점을 이룬다. 친구이자 동료였던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서로를 속이고, 결국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장면은 인간의 잔혹함과 동시에 연민의 복합적 감정을 자극한다.
2. 등장인물 – 절망 속 인간 군상의 축소판
<오징어게임>의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은 실직과 이혼, 도박으로 인생의 나락에 떨어진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게임 속에서도 끝까지 인간적인 면모를 잃지 않으며, 연민과 정의감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의 변화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인간성 회복의 여정으로 읽힌다. 반면, 그의 어린 시절 친구 조상우(박해수)는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지만, 금융 범죄로 모든 것을 잃고 게임에 참가한다. 상우는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인물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도덕을 버린다. 그가 기훈과 대립하는 과정은 “성공과 인간성 중 무엇이 진짜 가치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또한 강새벽(정호연), 오일남(오영수), 알리(아누팜 트리파티) 등 다양한 계층과 국적의 인물들이 등장하며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상징한다. 새벽은 탈북민으로서 현실의 냉혹한 차별을, 알리는 이주노동자로서 제3세계의 희생을 대표한다. 그들의 죽음은 단순한 캐릭터의 퇴장이 아닌,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메타포로 작용한다.
3. 제작의도 – 자본주의의 냉소와 인간 본성의 실험
감독 황동혁은 이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의 경쟁 구조가 얼마나 잔혹한가”를 극단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실제로 그는 2009년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이 시나리오를 구상했으나, 당시에는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투자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10년 후, 전 세계가 불평등과 경쟁에 지쳐 있을 때 <오징어게임>은 그 어느 때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로 다가왔다. 게임은 단순한 서바이벌이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의 축소판이다. 참가자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를 배신하고, 이를 지켜보는 VIP들은 인간의 고통을 오락거리로 소비한다. 황 감독은 이를 통해 “우리가 이미 자본의 게임 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자각하라”고 말한다. 또한 세트 디자인과 색채감도 작품의 상징성을 강화한다. 초록색 운동복과 분홍색 경비원 복장, 미로 같은 계단 구조는 ‘질서 속의 혼돈’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동화적 외형 속에 숨겨진 잔혹함을 강조한다. 음악 또한 1970~80년대 한국 어린이 노래를 사용함으로써, 순수했던 과거와 피비린내 나는 현재를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4. 재미요소 – 긴장감, 상징, 그리고 인간 심리의 깊이
<오징어게임>의 재미는 단순한 스릴이 아니다. 첫째, 게임 구조 자체가 단순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감정의 반전이 반복된다. ‘달고나 게임’의 달콤한 시작이 총성과 함께 지옥으로 변하는 순간, 시청자는 이미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둘째, 각 게임에는 사회적 상징이 숨어 있다. 줄다리기는 협동의 힘을, 구슬치기는 신뢰의 배신을, 징검다리 게임은 운과 불평등의 잔혹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징성은 드라마를 단순한 오락물이 아닌 철학적 텍스트로 끌어올렸다. 셋째, 작품은 인간 심리를 섬세하게 다룬다. 공포와 절망, 그리고 희망이 교차하는 순간마다 관객은 자신이 누구와 닮았는지를 자문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오징어게임의 진정한 재미이자, 전 세계인이 공감한 이유다.
정리
<오징어게임> 시즌 1은 단순한 K-드라마의 성공을 넘어, 현대 사회의 자화상을 그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생존 경쟁이라는 극단적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민낯, 자본의 냉혹함, 그리고 도덕과 생존 사이의 경계는 우리 모두가 직면한 현실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는 화려한 세트나 잔혹한 장면보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더 오래 기억된다. 결국 <오징어게임>은 단순히 살아남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남는 방법을 묻는 작품이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흥행은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증명했으며, 시즌 2에 대한 기대 또한 이 작품이 남긴 철학적 여운 덕분이다. <오징어게임>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