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6. 1. 13. 06:42

어른애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끝나지 않은 성장의 기록

드라마 ‘어른애들’은 이미 사회적으로는 어른이 되었지만, 감정과 관계 앞에서는 여전히 미숙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 ‘성장’이라는 개념을 다시 묻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어른이라는 이름이 주는 책임과 기대, 그리고 그에 비해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내면의 불안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누군가는 직장인으로, 누군가는 연인으로, 또 누군가는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 각 인물은 여전히 흔들리고 주저한다. ‘어른애들’은 완성된 어른의 모습을 제시하기보다, 미완의 상태로 살아가는 현실적인 인물들을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감정을 조용히 건드린다. 이 작품은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이 곧 성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담담하게 보여주며, 성장의 과정이 얼마나 길고 반복적인지를 차분하게 기록한다.

 

 

서론: 어른이라는 이름이 주는 부담

‘어른애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고, 그에 걸맞은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 인물들은 이 기대와는 다르게, 여전히 감정 앞에서 서툴고 관계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사회는 그들에게 책임을 요구하지만, 정작 그 책임을 감당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그 간극에서 발생하는 불안을 주요 정서로 삼는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인물들이 자신의 미성숙함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지만,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상처를 주지 않으려다 오히려 관계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어른애들’의 서론은 이렇게 어른이라는 역할과 내면의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을 통해, 성장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불완전한 상태로 지속되는지를 보여준다.

본론: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미완의 모습들

본론에서는 인물들이 맺고 있는 다양한 관계가 중심에 놓인다. 직장 동료와의 관계, 연인 사이의 감정, 가족과의 거리감은 모두 어른이 되었기에 더 복잡해진다. 감정은 솔직하게 표현하기 어렵고, 선택에는 늘 책임이 따라온다. 그 결과 인물들은 자신의 진심을 숨기거나, 문제를 미루는 방식으로 상황을 버텨나간다. 드라마는 이러한 선택들이 쌓이면서 관계에 어떤 균열을 만들어내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어른애들’은 인물들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회피하고, 누군가는 고집을 부리며, 또 다른 누군가는 침묵을 선택한다. 이러한 태도는 모두 불완전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이다. 시청자는 특정 인물을 쉽게 비난하기보다, 그 선택이 나오게 된 맥락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이는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힘 중 하나다.

또한 이 작품은 감정을 과도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긴 대사나 극적인 장면 대신, 짧은 침묵과 시선, 어색한 공기가 인물들의 상태를 말해준다. 혼자 남았을 때 드러나는 표정이나, 말을 삼키는 순간들은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연출은 어른이 된 이후에도 끝나지 않는 성장의 과정을 더욱 현실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결론: 완성되지 않았기에 더 진솔한 이야기

‘어른애들’을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명확해진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배우고 흔들리는 과정을 반복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도, 갑자기 성숙해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미성숙함을 마주하고, 그로 인해 관계를 다시 바라보는 순간들이 조금씩 쌓여간다.

이 작품이 남기는 여운은 크지 않지만 오래간다. 화려한 결말 대신, 현실과 닮은 열린 상태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시청자에게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과연 어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어른인 척하는 ‘어른애들’로 살아가고 있는가. ‘어른애들’은 그 질문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보여줄 뿐이다.

결국 이 드라마는 성장에 대한 위로나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게 만든다. 어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서툰 감정과 선택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른애들’은 공감이라는 방식으로 오래 남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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